Review/Book

[린 고객개발] 리뷰

Susie Bannion 2022. 10. 7. 10:21
고객과 대화하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한다.


전에 위클리 및 데일리 과제를 하면서 느꼈던 점은 설문조사는 아주 가볍게 생각하면 쉬운데, 각 잡고 하면 어렵다는 거였다. 시도 자체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제대로 하는 건 다른 영역이랄까. 마찬가지로 인터뷰도 동일했다. 주변에 있는 친한 사람들과 인터뷰를 진행해서 그런가, 분위기 자체는 어색하지는 않았으나 내가 설정한 가설에 대해 제대로 물어보지 못한다거나, 너무 유도신문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평을 들었었다. 

 

팀 프로젝트를 하면서는 이미 팀원분께서 상세 인터뷰를 했었기 때문에 설문조사만 진행해서 인터뷰할 기회는 없었는데, 이렇게 오랜만에 다시 고객과 대화하는 내용의 책을 보고 있자니 과거의 실수들이 떠올랐다. 사실 고작 두 번밖에 안 해봤음에도 불구하고, 막연하게 "인터뷰는 어렵다"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익숙해지다 보면 하루에도 20번 가까이도 가능할 정도라니 역시 모든 건 숙달의 영역이라고 느꼈다.

 

이 책은 그야말로 고객 인터뷰의 a to z를 다룬 책으로, 세세하면서도 쓸데없는 말 없이 정리된 알찬 책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지금이야 슥슥 읽었지만 나중에 인터뷰를 할 일이 생긴다면 다시 볼 것같고, 또 예시가 잘 되어있어서 예시들을 적극 활용할 듯하다.

 


 

의외로 2장에서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를 초장부터 그린다는게 신기했는데, 모든 팀원의 얼라인을 위해서라고 해서 동감했다. 사실 가설 설정은 임의로 뇌피셜로 진행하기 쉽다고 생각하는데, 모든 사람들이 캔버스를 공유하고 얘기하다 보면 가설또한 자연스럽게 모든 팀원들의 의견이 합치될 수 있다고 정리됐다.

 

3장 초반에는 열정적인 잠재고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관련해서는 팀프로젝트때 팀원과 나눈 이야기가 떠올랐다.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답변해달라는 대로 쓰고, 또 이렇게까지 길게 의견을 남겨주었을까요?" 돌이켜보면 나 또한 설문조사에서 상세하게 의견을 적는 경우가 많긴 했는데, 여기에서 동기부여와 관련된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책에서는 총 세 가지 동기부여가 중요하다고 주장하는데, "1) 우리는 타인을 돕는 일을 좋아한다, 2) 우리는 똑똑한 사람으로 보이기를 바란다, 3) 우리는 뭔가를 고치는 일을 좋아한다."이다. 이런 부분은 생각보다 심리학적인 느낌이 강했는데, 가령 봉사활동을 부탁받았을 때 돈보다 시간을 내주는 편을 더 선호하고, 사람들은 돈 대신 시간을 기부해달라는 부탁에 더 큰 행복을 느낀다고 한다. 또한 존경 욕구와 관련해서는 매슬로의 욕구 단계설이 언급되는 등 역시 사람을 상대하는 것에는 심리학이 아직 유효하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사람을 찾는 방법에서는 '크레이그리스트를 사용하지 말라'라는 요소가 있는데, 검색해보니 사기가 워낙 많다는 후기가 있는걸 보아 진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느꼈다. 한국으로 굳이 비교하자면 중고나라 같은 것이려나. 이부분은 사실 한국으로 생각한다면, 인터뷰 보상이 없다면 가능성은 좀 낮아질 것 같다. 왜냐하면 인터뷰 보상을 위해 허위로 응답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자기 시간을 투자할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아니면 단순히 누군가의 시간을 뺏는 걸 즐기는 사람이 접근할 수도 있긴 하겠다.

인터뷰 일정 관련해서는 사실 단순하게 회사에서 온라인 회의할때도 많이 하던 방식이라 익숙했다. 대면 인터뷰의 경우, 사실 스타벅스가 생각보다 너무 시끄러운 경우가 있어서 나 같은 경우는 잘 모르겠다에 한표. 호텔 라운지 카페는 좀 괜찮으려나? 예전에 호텔 라운지에서 교수님과 커피 한잔 하고 온 타 학과 학생이 그러길, '커피값은 비싸지만 분위기는 좋더라'라고 한걸 봐서는 나쁘지 않은 선택인 것 같기도 하다.

 

4장에서 인상깊은건 '추상적인 답을 얻어내는 질문 vs 실제적인 답을 얻어내는 질문' 항목이었다. 가능한 현재로부터 가장 가까운 과거, 그리고 구체적인 횟수와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느껴졌다. 

 

5장에서는 마법 지팡이 질문에 대한 설명이 재미있었는데, '바보같아 보이지만 진지한 질문이다.' 라며 그 실효성을 적는 것 자체가 좀 바보 같아 보이면서도 순수한 열정이 보여서 인상 깊었다. 

 

6장에서는 '실제적인 내용을 말할 때와 바라는 바를 이야기 할 때의 말하기 패턴 비교' 부분이 정말 인상 깊은 팩트라고 느꼈다. 역시 한국이나 미국이나 에둘러 말하는 건 똑같구나 싶었고. 최근에 내가 작성한 '거절의 신호 5가지 정리' 에서도 '구체적인 날짜에 대한 언급이 없다면 거절이다'라고 작성하였었는데, 역시 실제적인 게 없다면 허상이다. 

내가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웃으며 자신이 하기를 바라는 일들에 대해 말하는 것들을 들어왔는지 깨달았다. (...) 미래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단서는 현재의 행동이다. 

 

사담이지만, 보통 사람들은 미래의 내가 좀더 도덕적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에 영화 하나를 보더라도 예술영화나 진지한 영화를 볼 거라고 답한다고 한다. 그래도 막상 지금 보고 싶은 건 가벼운 영화류라고 답한다던데, 나도 크리스티안 페촐트의 '운디네/트랜짓/피닉스'를 담아놓고 막상 요새 본건 가벼운 류가 많아서 뜨끔하다....

 

7장의 최소존속제품은 실제로 구현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고민으로, 공통적으로는 개인의 욕심이 담기면 안 된다는 사실이며 어떤 기술이 필요하고 필요치않은지는 고객의 피드백이 중요하다. 그 외에는 각각 특성에 맞게 선택하면 될 것이다. 

 

8장은 이미 제품이 있는 경우를 고려한 상황으로, 이미 너무 많은걸 알게 되어 버린 내부 직원이 자신만의 생각에 갇히지 않고 고객들과 소통하는 상세 사례를 보여준다. 그리고 매우 구체적으로는 부록에서 좀 더 자세하게 나타나 있다.

 


 

위에서는 인상 깊은 부분들만 간략히 작성하였으나 실제로는 모든 페이지가 유효하기 때문에 추후 필요시 언제든지 들춰보게 될 것 같다. 생생한 사례와 매우 상세한 예시가 함께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