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Book

[실리콘밸리는 무엇을 기획하고 어떻게 개발하는가] 리뷰

Susie Bannion 2023. 6. 1. 00:03

 

 

이 책은 총 다섯가지 챕터로 나뉘는데, 심리학/데이터/마인드셋/사업의 확장성/커뮤니케이션&일하는 방식 으로 볼 수 있다. 각자의 챕터가 좀더 딥하고 내용만 더 보충하면 하나의 책이 완성될것같은 느낌이 들정도로 내용들이 생각보다 본격적이다. 

 

챕터1은 아무래도 책의 초반이니까 누구나 흥미롭게 접할 수 있을만한 주제로 잡은 듯하다. 개인적으로 가장 신기했던건 '프로그램=무조건 빨라야함',이 아니라 약간의 소요시간이 오히려 신뢰를 준다는 점이었다. 관련돼서는 최근 사용하고 있는 '말해보카'라는 앱이 떠올랐다. 이 앱은 새로운 어휘를 20개 습득하면 해당 유저의 어휘력을 통계로 수치화 및 퍼센트화해서 보여주는데, 그 통계를 내는 시간이 체감상 약 8초 걸린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 앱이 의도적으로 1초면 될 것을 굳이 8초로 늘린건지, 혹은 기존에 2~30초는 되던것을 최적화해서 8초로 겨우겨우 줄인것인진 모르겠으나 왠지 "당신의 학습 데이터를 면밀히 비교분석하여 퍼센트로 나타내드릴게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라고 말하면서 의도적으로 늘린게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부 기술력과 사정은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마스코트 캐릭터가 분석중이라면서 과정에 대해 친숙한 말투로 안내하고 있기때문에 8초가 아주 길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챕터 2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상관관계와를 살펴 인과관계를 파악하는 것을 강조한다. 물론 가장 중요한건 데이터를 활용하여서는 해당 결과를 반성하여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또한 통계가 주는 관점을 가장 유리한 부분으로 보여준다는 체리피킹 이라는 개념어를 알게되었다. 어떤 수치를 보든 수치와 도표를 맹신하면 안된다고 느꼈다.

 

챕터3은 실리콘밸리의 마인드셋을 소개한다. 요지는 자유와 책임, 빠른 실패와 빠른 성공. 최근 몇몇 it회사에서 천하제일 실패케이스 컨퍼런스 같은 것이 다 실리콘밸리에서 넘어온 문화였음을 알았다. 한 줄로 요약하면 '넘어지면 돌멩이라도 주워서 일어나라'. 누가누가 돌멩이를 더 빠르고 많이 주워서 목표를 격파하는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 일련의 과정이 재화를 공유하는 로그라이크게임이란 느낌도 들었는데, 가령 이번 스테이지에서는 실패했지만 그만큼 약간의 재화는 획득하여 다음 스테이지에 도전할때는 무기를 강화해서 다시 도전하는 느낌같았다. 다만 무기를 강화할때 내가 주 무기로 사용할 것을 제대로 강화해서 가야하겠지.

 

챕터4는 가장 신선했던 파트로, 도표라던가 선형적 성장/기하급수적 성장/로그형 성장과 같은 함수 개념을 통해 확장성이라는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개념을 명료하게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다. 고전적 의미에서의 선형성장은 그 기울기와 확장성이 한정적이지만, 기하급수형성장은 선형 성장에 비해 몇백배는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는 말이 가장 인상깊다. "정보화시대에 선형 성장 패턴은 기하급수형 성장 패턴을 결코 이길 수 없다. (247p)" 그리고 외국어 공부가 너무 어렵게 느껴지는데 이건 로그형 성장이니 당연한거지, 하고 약간의 위로가 되었다.

 

챕터5는 일하는 방식에 대한 팁으로, QA 버그 한번에 몰아서 처리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요근래 업무가 릴리즈를 코앞에 두고 수많은 이슈와 버그들을 보고하는 일이라 더 공감이 갔다. "기능들을 막 개발한 때에 잠깐만 짬내서 테스트하고 바로 요청했다면 시간이 덜 걸릴텐데"... 라지만 나도 JIRA 티켓 정리하고 이런거 쉽지 않아서 나부터 잘하자.

 

여담으로, 각 챕터 마지막마다 정리가 잘 되어있어서 좀더 글이 완결성 있게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면접 대비 팁은 블로그에 참 적절한 글같다. 지금은 시간이 꽤 지나서 적합하지 않을수도 있지만, 면접 자체에 도움이 되는 팁들이었다. 여러가지로 많이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