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Book

[10년 차 IT 기획자의 노트] 리뷰

Susie Bannion 2023. 12. 18. 13:42

 

1. 

오랜만에 <서비스 기획 스쿨>에 이어, 좀더 내가 원하던 정석을 담고있으면서도 자신만의 인사이트가 돋보이는 책을 발견했다. 도그냥의 책은 아주 교과서적이면서도, 그간의 경험에서 우러난 팁과 생각이 담겨있어서 좋았다면 이 책은 이미 어느정도 경험은 있는 주니어들에게 좀더 걸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랜선 사수'를 자처하던 <서비스 기획 스쿨>에 이어, 정말 사수의 마음으로 10년차 기획자가 자신의 커리어를 바탕으로 긴 이야기를 해주는 느낌이 들었다.

 

2. 

이론을 전달하기보다는 경험에서 비롯된 내용이 대부분이므로 형식 자체는 에세이같다. 하지만 그 흐름은 <프로덕트 오너>(김성한 作) 과는 조금 다르다. 블로그에 리뷰는 적지 않았지만 <프로덕트 오너>는 쿠팡의 프로덕트 오너일때 겪은 일화를 바탕으로 적은 책이다. 그 책도 넓게 보자면 에세이 형식이라고 볼 수는 있을텐데, 아쉬웠던 점은 내용들이 파편화되어 단편집처럼 엮여있다는 점이다. 오히려 중간중간 팁 페이지가 좀더 임팩트가 강했음. 그런데 <10년 차 IT 기획자의 노트>는 전체 내용이 시간순으로, 그리고 자연스럽게 앞뒤내용이 연결되게끔 구성되어있어서 스토리텔링이나 구조상으로나 더욱 부드럽고 깔끔하다는 인상이 들었다. 

업무적으로는 노션으로 구분해서 페이지들을 구성하는 방법을 소개했는데, 일부는 이미 하고있고 또 일부는 내가 하고있는 방식보다 훨씬 구체적이었다. 하여 어느정도 경력이 있는 분들에게도 추천.

 

3. 내가 인상깊었던 부분 위주로 적어보자면:

 


I. 아이디어, 서류작성 그러나 그중 제일은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빠르게 테스트하해보기.

 


II. 현장의 중요성: 부딪혀야만 or 업계 종사자야만 알 수 있는 경험이 있음. 이부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정리 필요. 

 


III. 데이터의 중요성
(1) 모두를 설득할 수 있는 명확한 설득의 근거가 됨
(2) 무엇을 잘 했는지 확인하는 데 필요한 기준 제공
(3) 방향성을 명확히 할 수 있음: 설정한 지표를 기준으로 가설과 지표를 재설정 할 수 있음

 


IV. 대화의 중요성: 1:1로 이야기 많이 해보기

- 사실 대화가 중요한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인데 실제로 제대로된 대화를 나누는 경우는 드문 듯하다. 일단 대화 자체를 아예 안하는 사람도 있고, 대화를 정기적으로 한다고 해도 정말 '들어만' 주고 아무런 조치나 액션은 없는 경우도 많아서 나중에는 입을 다물게 되는 경우도 많았다. 프로젝트 초반에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계주 달리기같이 진행되는 긴 여정속에서 항상 팔로업을 해보도록 하자!

 


V. 문제 정의 이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진행하고 어떻게 측정하고 어떻게 일정을 짤지까지 고민하기.

 


VI. 커리어에 대해 고민할때 단순히 '재미있어서'로만은 나 스스로를 힘들게 할 수 있음.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이 융합되는게 중요. 언제나 배움의 자세로만 일할수는 없음. 장기적인 커리어를 어떻게 밟아 나가고 어떤 단계를 거쳐야 할지 고민이 필요. 좋아서 하는거 외에 다른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자문해볼것.

- 이부분은 조금 많이 놀란 부분. 생각지 못한 부분이었다.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 좋아서 하는거 외에 다른 무슨 의미가 있는가?' 를 스스로 많이 고민해보기.
직업이 취미가 아니기때문에 복합적으로 접근하는게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예를들어 영화를 취미로 본다고 했을 때, 재미있으면 계속 보고 재미없으면 안보면 그만인데 직업은 재미 없다고 그만둬버릴수는 없는 것이니까. 결국 자기만의 무기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VII. 업무 요청을 '오! 재밌겠다!' 같은 섣부른 판단으로 택하지 말것, 내가 하고있는 일과의 연관성이 중요.

- 나도 이거에 몇 번 걸려 넘어졌었는데, 뒤돌아 봤을때 모든게 다 도움은 되었지만 일부는 노가다만 하고 도움이 크게 안된 것도 분명히 있긴하다. 앞으로는 이전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 업무와 유관한지 꼭꼭 고민해보기.

 


VIII. 거절도 내 상황을 생각해서 합리적으로 거절하기: 힘들어서, 시간이 없어서 등의 이유로 거절하면 나중에 더 간곡하게 부탁하는 상대를 만나서 내 의사와 반하는 결정을 하게 될 수 있음

- 이 책의 재미있는 점은 업무에 대해 통합적으로 다룬다는 점이다. 단순하게 하드한 업무가 아닌 소프트 스킬의 영역도 들어가있어서 다채롭다고 느껴졌음. 나를 지키는 것도 분명히 필요하다. 그리고 번아웃이 오지 않게 스스로 휴식도 잘 취하면서 페이스 조절을 잘 하자.


이런 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 오랜만에 너무 재밌어서 이틀만에 정독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