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스테이츠 PMB 13기] KB증권의 어플 마블(M-able)을 사용하며 느낀 UX 에세이

2022. 7. 18. 19:28Every moment/Daily

 

출처: KB증권 홍보페이지

 

  과거 주식은 주로 중장년층에게 관심이 많았던 것같은데 최근들어서는 청소년들도 주식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런가, 체감하기에 나의 주변 어르신들은 둘 이상 모이면 무조건 주식 얘기를 언급하는 것같고, 주변 지인들과도 가끔씩 자기는 어떤식으로 투자하는지 얘기가 나오곤 한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어르신들처럼 큰 돈을 굴리지 못해서 크게 재미있지는 않지만, 정보는 최대한 들어는 두려고 하는 편이다. "요즘 같은 시대에는 주식을 전혀 하지 않는게 오히려 더 큰 미래의 자산 리스크"라는 말도 있지않나.

  그렇다면 뉴비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나는 회사를 병행하며 주식을 하기엔 무리라고 생각해서 본격적으로 하지는 않았다. 그저 한국투자증권에서 정기적으로 월급날에 맞춰서 월급의 30%를 삼성전자 매수에 사용했다. (지금은 손절했습니다.........)

  현재는 주식 MTS(Mobile Trading System, 모바일 증권거래 시스템)을 총 3개 쓰고있는데, 사실 요새는 주식거래를 하지않아서 기존에 사둔 주식들을 확인하는 용도로만 보고있다. 이하는 마블을 실제로 사용한 유저로서의 느낌과 경험을 바탕으로 UX에세이를 써보고자 한다.

 

 

1. 마블의 좋았던 UX

 

(1) 전체적으로 익숙하고 친근한 느낌: 색상 활용

 

어플을 설치하고 둘러보다보니 국민은행이 주는 특유의 익숙함이 느껴졌다. 보통 전문적, 논리성을 나타낼때 파란색을 많이 사용하는데 국민은행은 이미 수십년전부터 쌓아온  익숙한 그 색상을 사용해서 처음부터 너무 익숙한 느낌이 들어 다른 증권사 어플보다 심리적 저항감이 낮았다.

 

출처: KB금융그룹 기업아이덴티티 페이지

 

 

 

(2) 전문적이면서도 재미있는 기능: 내 보유 종목의 현 위치 

 

유명한 주식계의 어록 중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아라' 라는 말이 있다. 상대적으로 저가(중저점)에 사서, 적당히 호가일때(중고점) 팔라는 의미이다. 문제는, 초보입장에서는 어디가 무릎이고 어디가 어깨인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다는 건데, 마블은 이걸 재미있게도 마이페이지에서 한눈에 볼 수 있게끔 시각화시켜주었다. 

 

 

출처: '[M-able My KB] 내 보유 종목의 현 위치를 한눈에!' 영상 일부

 

 

  MY KB 페이지에 들어가면 기업 실적과 애널리스트 컨센서스를 고려하여 현재 나의 주가가 과거에 비해 고평가(머리)에 되어있는가, 혹은 저평가(발)인지를 보여준다. 사실 주식거래를 어느정도 하던 때에도 업무시간엔 전혀 확인하지 못했고, 어쩌다 한번씩 주식 현황이 궁금할때만 어플에 들어갔었는데, 이렇게 시각화된 자료가 있어서 한눈에 보기 좋았다. 뿐만아니라 하단에는 실적변화기업의 실적이 개선되는 정도를 확인할 수 있어서 마치 나만의 주식매니저가 있는 것같아서 만족스러웠다. 

 

 

 

(3) 이체 수수료 무료

 

  국민은행 및 타행이체까지 포함하여 이체 수수료가 무료였다. 몇백 몇천이 오고가는 주식시장에서 고작 이체 수수료 오백원, 천원은 별거 아닐수도 있지만 이체도 생각보다는 자주 발생하기때문에 무시하기는 어려웠다. 당시에는 국민은행이 급여통장이기도 했기 때문에, KB증권을 이용하게된 계기이기도 했다.

 

 


 

 

2. 마블의 아쉬웠던 UX

 

 

 

(1) UI: 익숙하지만, 세련되지는 않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듯, 국민은행은 특유의 색상과 폰트가 익숙하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세련된다거나 젊은세대를 공략한 아이템이 부족해보였다. 물론 최근 악동뮤지션을 모델로 광고를 만든다던가, 홍대입구역 근처에 있는 "KB청춘마루" 등을 통해 이미지 변화를 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마블은 모든 디자인이 쇄신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저 기본적인 디자인위에서 최대한 할 수 있는 최대한을 했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는 의도된 것으로 보이기도 하다. 마블이 출시된건 2016년 1월이므로, 아마도 앱 제작 자체는 2015년에 만들어 졌을 것으로 보인다. 이때 UX 설계 시 주요하게 초점을 맞춘건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증권사였을 것이고, 이미 국민은행이 가지고있는 이미지, 그리고 기존 증권회사들이 사용중인 레이아웃을 활용하는 편이 고객 확보&운용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즉, 설계된 UX 디자인의 주 고객이 토스나 카카오페이같이 기존 금융업계에 대한 도전이 아니라 이미 가지고 있는 국민은행의 유산 가지고 오는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었을 것같다. 

  어쨌거나 만들어진지는 오늘 기준으로 6년하고도 6개월이 되었는데, 그 기간 치고는 업데이트가 꾸준히 있었기때문에 2021년에 사용하기에도 크게 이슈는 없었다. 그래도 20대로서는 같은 기간 막 출범했던 토스증권과 비교하면 아쉽다.

 

 

(2) UX: 뉴비에게는 어려운 단어

 

  가장 먼저 입문했던 한국투자증권과 비교했을땐 어려운점이 있었는데, 바로 매수 단계에서였다. 한국투자증권에서는 너무나 직관적인 단어를 "사자", "팔자" 를 사용했던 탓에 '현금 매수'라는 말도 낯설게 느껴졌다. (뉴비는 늅늅 웁니다)

각 증권사별 용어 비교

 

  사실 주식거래할때 매수와 매도 외에는 다른걸 사용할일은 없어서 눌러볼 일은 없었지만, 가장 많이 사용하는 페이지에서 좀 어려운 단어가 나와서 낯설었었다. 이외에도 대체로는 주식업계에서 사용하는 딱딱한 단어들이 많아서 애초에 버튼같은걸 별로 안누르게 됐었었다.

 

 

 

(3) UI: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는 "내 주식 현황"

 

  토스에서 주식 기능을 오픈했을때 반응이 남달랐다. 주식을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너무나 쉬운 인터페이스를 구현한 것이다. 출시한지 이제 막 1년이 좀 넘은 토스증권은 유저가 거쳐야하는 단계를 대폭 줄였다.

 

마블을 예로 들어보자. (물론 이는 마블만의 문제라기보다는, 기존 증권사의 패턴이었다) 

  1. M-able을 실행한다.

  2. 메인페이지 하단 바에서 '자산 평가'를 클릭한다.

  3. 상단의 비밀번호 버튼을 누른다.

  4. 별도의 비밀번호 입력창이 나타나면, 비밀번호를 입력한다.

  5. 내 주식을 확인한다.

 

반면에 토스 증권은?

  1. Toss를 실행한다.

  2. 메인페이지 하단 바에서 주식 탭을 누르면 바로 내 주식이 나타난다.

 

즉, 토스는 '내 주식 현황 파악' 절차를 기존 5단계에서 2단계로 축소시켰다. 이는 유저의 시간을 단축시켜줌은 물론 직관적이고 편하다는 느낌을 준다. 토스 증권에 많은 젊은층이 열광한 이유가 이런 복잡한 단계들을 과감하게 축소시킨 점도 크지 않을까 싶다.

 

 

▶ 그렇다면, 아쉬운 UX중에서 가장 우선순위가 높여서 개선해볼만한 항목은?

아쉽게도 1번과 3번은 단기간내에 고치기에는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해보인다. 왜냐하면 1번은 전반적인 디자인을 재구성해야하고, 3번은 각 단계별로 세팅돤 개발 프로세스를 전면 수정해야할 가능성이 높기때문이다. 현실적으로는 2번이 가장 내부 리소스가 적게 소요되면서도 효과적으로 뉴비 유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요소로 보인다.

  • 단순하게 텍스트를 교체할 수 있다면 교체
  • 단어 교체는 어렵고 설명을 덧붙이는 방식이라면, 물음표 아이콘 터치시 작은 팝업이 나타나거나 숨겨져있던 글이 나타나는 방식

 

 

 


 

  지금까지 마블을 사용하며 느꼈던 좋았던 점과 아쉬운점을 살펴보았다. 사실 2016년에 나온 마블을 2021년에 나온 토스증권이나 2022년에 나온 카카오페이증권과 비교하는건 다소 무리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은 늘 반짝이고 새로운 것에 눈길이 가고, 그 눈길을 붙잡기 위해서는 현상유지가 아니라 달려야한다.

  위의 '아쉬웠던 UX'에서 잠깐 밝혔듯, 마블의 UX 설계의 기준은 '국민은행' 이라는 유산이다. 이 유산은 위대한 유산이면서도 구시대의 산물이기도 하다. 20년이 넘는 역사에 기반한 신뢰를 줄 수는 있지만 그만큼 간단하거나 편리하다는 느낌을 주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는 일부 의도된 것으로 보이고, 시대적 한계가 어느정도는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KB증권의 최초의 증권거래 어플은 2011년에 만들어진 'KB아이플러스타'이다. 즉, 내부 시스템 자체는 이미 10년도 더 훨씬 전에 만들어진 기능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혹은 2016년에 기존 기능이나 디자인을 전면 폐기하고 새로 리뉴얼 하여 '마블' 의 디자인과 기능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왔던 것일수도 있다.

  하지만 꾸준히 업데이트를 했다고 해서 고객과 잠재고객들이 마블을 사용해야할 이유가 늘어날 것같지는 않다. 젊은 세대를 사로잡아야 미래의 충성고객을 만들어낼 수 있는데, 지금 젊은 세대들은 직관적이고 쉬운 어플에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최근 한국투자증권에서 미니스탁 어플을 대규모 개편했는데 UI가 기존 증권사의 '텍스트+선' 중심이 아닌 심플하고 가독성 좋게 배치했다. 아마 토스가 없었다면 한국투자증권도 이런 개편은 시도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고, 개인적으로는 이정도면 토스에 꿀리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사용하기 편했다.  마블은 앞으로는 어떻게 스스로를 세상에 내보일 것인가? 지금도 중간 이상은 한다고 보지만, <거울 나라의 앨리스>의 등장인물 붉은 여왕의 말을 인용해보고자 한다.

 

"어딘가 다른 데로 가고 싶으면 적어도 그보다 두 배는 빨리 달려야 한다."

 

 

 


 

[참고기사]

https://www.etoday.co.kr/news/view/472905

 

[참고사이트]

https://www.kbfg.com/Kor/about/archive/html/stroy-time-line/list.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