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스테이츠 13기] 알툴즈의 현재 사업단계는?

2022. 8. 3. 19:53Every moment/Daily

 

  1990년대 이전 세대들은 대부분 알집이나 알약은 들어봤으리라 생각한다. 

  이 '알'로 시작하는 프로그램은 이스트소프트라는 회사에서 만들었다. 1999년에 출시한 알집은 23년이 훨씬 지난 2022년에도 사용될 정도로 아직까지 건재한 소프트웨어 중 하나다. 마찬가지로 알약도 같은 회사에서 만든 무료 백신 프로그램으로, 한때 활성화 유저가 1300만을 돌파하여 당시 국내 1위 백신의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었다. 

  알툴즈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자면, 알집(압축 및 해제 프로그램), 알씨(사진 보기 및 편집 기능), 알캡처(캡쳐 및 편집 기능) 등등의 패키징 모음으로, 개인에게는 무료 제공 / 교육용 및 기업용은 추가 기능을 더하여 유료로 판매 중인 소프트웨어이다. 그렇다면 이미 역사가 20년이 넘은 알 시리즈는 현재 사업의 어떤 단계를 거쳤을까? 

 

 


 

린 분석에 기반한 알툴즈 파헤치기

 

 

알툴즈의 서비스 유형
1. 전자상거래 유형
2. SaaS(주문형 소프트웨어) 유형
3. 무료 모바일 앱 유형
4. 미디어 사이트 유형
5. 유저 콘텐츠 서비스 유형
6. 마켓 플레이스

 

  린 분석에선 위와 같이 6개의 서비스 유형을 정의하고 있다. 그중 알툴즈는 딱 한 가지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B2B 기준으로 보자면 SaaS / B2C를 기준으로 보자면 무료 모바일 앱 유형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 SaaS 유형: 소프트웨어라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최근 통용되고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로 제공되는 구독형 소프트웨어"는 아니고 배포 후 설치가 필요하여 완전히 같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기업을 상대로 라이선스 요금을 받고 있는 형태를 오래 유지해왔고, 소프트웨어라는 점이 비슷하다.
  • 무료 모바일 앱 유형: 알툴즈는 개인에게는 무료로 주요 기능을 배포하고 있다. 다만 과금이 없는 대신 광고를 삽입하고 있다. 대체로 소수의 유저가 과금을 하는 모바일 앱 유형과 완전히 비슷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무료 게임을 내세워 게임 한번 할 때마다 광고를 봐야 하는 유형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 위 두 가지를 종합하여 생각한다면, 알툴즈는 애드웨어의 형태이지만 직접적인 매출을 기반으로 판단해보았을 때 SaaS 유형과 조금 더 비슷하다고 판단된다.

 

 

 

알툴즈는 사업 단계 기준으로 어떤 제품 단계인가?

 

때는 20세기 . . .

(제가 당시 미취학 아동이었기 때문에, 최대한 신문 기사를 참고하여 작성해보겠습니다)

 

1. 공감 (1990년대)

 

  PC통신 초창기 시절, 플로피 디스크 한 장(1.2MB) 분량의 자료를 전화모뎀으로 받으려면 몇 시간씩 걸렸다. 이때 가장 필수적인 프로그램은 바로 압축 유틸리티였다. 제한된 조건에서 조금이나마 전송시간을 줄이기 위해 파일의 크기를 줄여야만 했기 때문이다.

  이 당시 일반적으로 압축파일을 해독하려면 해당 파일을 압축할 때 사용한 압축 유틸리티가 있어야만 풀 수 있었다. 압축 유틸리티는 `rar', `ar' 등의 몇몇 가지 종류가 있었다. 이때, 해당 파일이 특정 압축 유틸리티로 압축되어 있을 경우 해제하려면 해당 압축 유틸리티가 있어야 한다. 가령 비유하자면, 방마다 잠금이 되어있는데 각 방마다 열쇠가 다 달라서 모든 열쇠를 구비하고 있어야 하는 것과 유사하다.

 

플로피 디스크의 생김새

 

 

2. 흡인력 (2000년대)

 

  1번에 이어, 이때 많이 쓰이던 외국산 압축 유틸리티인 윈집은 메뉴가 영어로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사용법도 어려운 편이라 국내 컴퓨터 사용자들에게 불편한 점이 많았다. 그러나 알집은 어떤 형태의 압축파일도 해독, 읽어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메뉴가 한글이면서 아이콘으로 화면을 깔끔하게 구성, 사용하기 편리하게 구성했다. 비유하자면, 이스트소프트가 한국형 마스터키를 선보인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더이상 여러가지 압축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고 한국어로 된 압축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어, 알집은 거의 대부분 사람들이 사용했다.

  2002년을 기준으로, 이스트소프트의 주요 수익원은 국내외 2000만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압축 유틸리티 `알집`이었다. 한 달에 3억원 매출을 달성하기도 한 알툴즈는 당시 기업과 개인유저 모두의 소프트웨어였다.

  이후로도 이스트소프트는 게임산업 진출과 더불어, 이후 알송(디지털 음악 재생 프로그램), 알쇼(동영상 재생 프로그램) 등을 선보였으며, 현재까지도 AI를 접목한 프로그램 등을 업데이트하는 등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중이다. 

 

2021년에 이스트소프트가 발표한 디자인 편집 툴 '페인트샵 프로'. 최근 가장 회사에서 집중하고 있는 'AI'기술을 접목시킨게 눈에띈다.

 

3. 바이럴 (2000년대 기사와 2020년대의 실화를 바탕으로)

 

  1999년~2000년도의 직접적인 자료를 찾기는 어려울 듯하여 뉴스로 검색해보았다. IT섹션을 다루는 신문 기사가 보였고, 이전에 고충(1번)에 대한 언급과 함께 알집을 추천한다는 기사를 찾아볼 수 있었다.

 

 

  이후 알송과 관련되어서는 유저 참여형으로 직접 가사를 기입할 수 있다는 점을 바탕으로, 팝송, J-POP 가사 해석 등도 한눈에 보기 편한 형태로 많이 업로드되고는 했었다. 지금 같으면 유튜브에서 자동번역을 켠다거나, 따로 자막 해석 영상을 보면 되겠지만 이때에는 그런 기능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많은 유저들이 사용했었다.

 

  다만 위 바이럴은 대체로 2000년대가 중심이다. 그렇다면 2010~20년대는 어떨까? 객관적으로 알툴즈는 이제 대체 가능한 게 많아졌다. 알집은 반디집, 알송은 유튜브나 전문 음악 재생 어플 등으로 말이다. 그러나 알캡쳐는 개인적으로는 독보적이라고 생각한다. 알캡쳐는 내가 과거 회사에 입사했을 때 추천받은 프로그램이었다. 당시 업무 특성상 메일을 많이 보내야 했고, 비대면 업무 위주인 상태에서 고객에게 웹페이지 일부를 설명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직접 화면을 보면서 고객에게 설명하면 모를까, 메일로만 설명할 때 텍스트로만 안내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때 알캡쳐를 유용하게 사용했는데, 자유롭게 캡처 범위를 정해서 별도로 저장하지 않고 바로 복사하는 기능과 더불어 올해 즈음 업데이트된 텍스트 삽입 기능으로 별도로 포토샵 프로그램이 필요 없어졌다. 그래서 입사한 이후로 너무나 유용하게 사용 중이라 다른 사원들에게도 알캡쳐를 많이 전파했고 모두들 만족하면서 알캡쳐를 사용한 경험이 있었다. 이처럼 이제 알툴즈에 있는 많은 프로그램이 다른 프로그램으로 대체되고 있지만, 몇몇 프로그램은 아직까지도 입소문이 유효하다.

 

(1) 알툴즈는 초창기에는 무료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인기였고, 2000년대까지는 개인과 기업 모두에게 대체 불가능한 소프트웨어로서 작용했다.
(2) 2010년도 이후로는 대체 가능한 프로그램들이 많이 나왔지만, 일부 공공기관이나 업무용 프로그램으로서 여전히 충성고객 및 입소문을 타고 있다.

 

 

4. 매출

 

  알집은 최초로 공개된 1999년에는 무료로 배포되었지만, 알집을 포함한 알씨, 알FTP 등 3개의 프로그램은 2002년부터 유료화되었다. 개인 사용자에게는 배너광고가 포함된 형태인 애드웨어 형식, 공공기관/교육기관/PC방 등에 대해서는 라이선스로 제공하였다. 이로 인해 2003년 기준으로 매달 3억 원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나아가, 2005년 100억원 돌파를 목표로 세웠던 이스트소프트는 2021년 기준으로 이제 1분기에만 213억 매출을 돌파하기도 하였다. 

 

알툴즈는 주로 B2B 라이선스 판매를 주력으로 하였으며, B2C를 대상으로는 광고 수익을 부수입 삼았다.

 

 

5. 확장

 

   이후 이스트소프트는 SW와 게임 사업 매출이 주를 이루던 과거에서 2016년부터 버츄얼 휴먼, 가상 피팅 기반 커머스 플랫폼 사업에 포커스 중이다. 다만, 기존에 운용하던 소프트웨어와 게임산업을 완전히 접지는 않고 유지 중이며, 알툴즈와 알약은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이스트소프트 페이지. 주력 기술은 AI와 관련된 기술이며, 기존 기술인 소프트웨어와 게임은 다소 하단에 위치해있다.

 

 

그러나 완전히 소프트웨어 파트를 접은 것은 아니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AI를 접목한 사진 전문 편집 프로그램"을 2020년 9월에 새로 출시하기도 하며, 유틸리티 소프트웨어 어플 쪽으로도 AI를 접목시켜 소프트웨어 사업을 확장시키고 있다. 즉, 주력 사업은 AI 및 버추얼 휴먼/피팅 사업이지만, 소프트웨어 개발도 다방면으로 진행 중이다.

 

(1) 이스트소프트는 기존 알툴즈와 알약을 발판으로  AI를 접목한 소프트웨어를 다방면으로 개발하고 있다. 
(2) 그리고 AI 기술을 응용한 알툴즈 프로그램도 제작되고 있고, 꾸준히 알툴즈 자체 기능도 업데이트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라지지 않은건, 여전히 살아숨쉬기 때문


  사실 아직까지 이스트소프트 하면 알집만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2016년 대표이사가 바뀌면서 AI기술에 전면투자하고있고, 이스트소프트 홈페이지를 비롯하여 라운즈(가상 안경착용 쇼핑 플랫폼), AI 페르소나/캐릭터 등을 앞세우고있다. 반면 알툴즈 홈페이지를 가보면 2010년대 초반에 머물러있다는 느낌이 든다. 알툴즈 각각 기능상으로는 종종 업데이트가 있지만 더이상 홈페이지를 꾸며서 더 잘 드러나게 한다던가 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트소프트가 완전히 알툴즈와 알약을 버리지 않는 까닭은, 물론 아직까지도 캐시카우로 작용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스트소프트가 J커브를 그릴 수 있는 계기이기 때문이라고도 생각한다. 이스트소프트는 1993년에 창립되었지만 실제로 가장 급격한 성장을 이룬건 알집이 출시된 타이밍이며, 알집을 포함한 라이선스 패키징은 현재까지도 판매되고있다. 또한 나처럼 개인 유저들도 입소문을 통해 알캡쳐나 알씨같은 것들을 사용하고 있기때문에 알툴즈가 사람들의 인지에 계속해서 남아있을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알집이 리눅스를 지원하는 것도 매우 놀라웠고, 알캡쳐에 텍스트 기입 기능이 추가된것도 너무나 반가웠었다. 과거 20세기 알집이라는 와우 포인트에 이어, 21세기 AI 혁신을 이루고자 하는 이스트소프트의 행보가 매우 기대된다.

 

 


 

[참고 자료]

- [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정상원 이스트소프트 대표, '알집' 깨고 나온 AI…"버추얼 휴먼 1등 기업될 것" / DT

- "모든 압축파일 자유자재로 풀어줍니다"

- 이스트소프트 홈페이지 

- 이스트소프트, 매출액 213.8억 '26.2% 성장'…영업이익 26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