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스테이츠 PMB 13기] 로켓 직구를 고객 가치 기반으로 분석해보기

2022. 7. 7. 18:09Every moment/Daily

 

1. 용기 있는 자만의 도전에서 새로운 쇼핑 패턴으로

  한때 직구는 용기 있는 사람들만 했었다. 거의 백만 원 가까이 차이가 나던 TV 가격을 보고 직접 아마존에 들어갔고,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의 피규어를 구하기 위해 일본 사이트에 들어갔다. 대부분은 외국어에 능통하지는 않았으므로, 다른 직구 선구자들이 안내해놓은 블로그 글을 보며 더듬더듬 따라 했다.

  그러나 직구는 용기만이 아니라, 끈기도 요구했다. 당시 직구는 배대지(배송대행지)를 이용해야 했다. 즉, 아주 예전에 직구를 하려면 무슨 말인지 모를 외국어 속에서 힘들게 결제까지 한 다음, 별도로 배대지 사이트에 내가 무엇을 구매했는지를 상세히 적어내야 했다. 심지어 물건을 여러 개 사면 그만큼 배대지에 기록할 것도 많아서 번거로움은 더욱 커졌다. 그야말로 직구는 '용기와 인내를 갖춘 용자'의 영역이었다.

 

  시간이 흘러, 직구는 점차 일상 속에서 회자되기 시작했다. 웰빙 열풍이 이미 한차례 지나간 때였지만, 아이허브에서 저렴하고 다양한 영양제를 사들였다. 아마존에서는 블랙프라이데이를, 알리익스프레스에서는 광군절을 기다렸다. 이런 직구 열풍은 나아가 11번가의 우주패스(아마존), 쿠팡의 로켓직구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로켓 직구는 직접 사용해보니 굉장히 편리했다. 과거 용자(?)였던 사람으로서는 애초에 한국 사이트 안에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지만, 직구가 익숙지 않거나 처음인 사람에게는 직구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하여, 아예 모든 것이 처음인 사람의 입장에서 유저저니맵을 살펴보고, 로켓 직구가 개선하면 좋을 점을 제안해보겠다.

 

 

2. 직구가 처음인 가상의 페르소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수있습니다.)

 

저 저니맵 고객 가치 창출(+) 고객 대가 지불(-) 고객 가치 잠식(-)
구매 결심      
네이버에 영양제 검색 상품 가격 비교 포털에서 광고 보기 최소 5분 ~ 최대 며칠 소요
직구 결심      
직구 사이트 비교 다양한 직구 사이트 정보 파악   최소 5분 ~ 최대 한시간 소요
쿠팡 사이트 방문   쿠팡 광고 배너 보기 최소 5초 ~ 최대 1분 정도 소요
쿠팡 > 상품 검색     최소 1분 ~ 최대 며칠 소요
상품 상세 정보 읽어보기 한국어로 정보 파악   최소 3분 ~ 최대 5분 소요
쿠팡 회원가입     최소 1분  ~ 최대 10분 소요
구매창 > 개인 정보 기입     최소 1분 ~ 최대 3분 소요
관세청에서 개인통관고유번호 발급     - "뭐지?" 당황스러운 감정
- 최소 10분 ~ 최대 20분 소요
구매창 > 개인통관고유번호 기입     최소 10초 ~ 최대 3분 소요
상품 결제   상품 비용 (+배송비)  
상품 수령 원하는 상품 획득   배송까지 약 3~5영업일 소요

 

위 표를 간단히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다.

  • 고객 가치 창출(+): 상품 가격 비교, 다양한 직구 사이트 정보 파악, 경제성, 한국어로 제품 정보 파악 가능
  • 고객 대가 지불(-): 포털사이트에서 광고 보기, 쿠팡 광고 배너 보기, 상품 비용 및 배송비 (결제 금액 및 멤버십 유무에 따라 배송비는 생략 가능)
  • 고객 가치 잠식 (-): 개인통관고유번호에 대한 당황 & 번호 발급에 걸리는 시간, 상품 수령까지의 시간 (최대 일주일)

 

3. 고객 가치를 기반으로 하여 개선점 찾아보기

 

'대가 지불' 단계에서는 어떤 점을 개선해 볼 수 있을까?

  • 은지씨가 구매하려는 영양제가 29800원 미만이면 배송비를 별도로 내야 한다. 그렇지만 다른 직구 사이트와 비교했을 때 낮은 수준이며, 쿠팡 와우 회원일 경우 한 개만 사도 무료배송이다. (게다가 은지씨는 신규가입이므로 쿠팡 와우도 무료로 구독 가능하다) 물론 무조건 무료배송이면 좋겠지만, 사업 가치적으로는 손해라서 조건 없이 무료는 힘들 것으로 파악된다.

 

그렇다면, 대체로는 시간이 오래 소요되는 게 큰데, 배송시간을 개선하는 건 어떨까?

  •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물론 일반 상품보다는 배송이 느린 편이지만 로켓 직구는 보통 3일이면 와서 꽤 빠른 편이었다. 

 

→ 그래서, 위 사항은 유저 친화적으로 바뀌면 더 좋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그렇게 크리티컬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쿠팡의 인상 깊은 점은 가치 창출 항목인데, 도서를 제외하고 모든 상품들이 한국어로 설명되어있다는 점이라고 느꼈다. (도서는 영어원문 그 자체이므로, 굳이 한국어 설명이 불필요하다고 느껴서 별도의 설명이 없는 듯하다.) 또한 2022년 7월 7일 기준으로, 4만 5천 원 이상 구매 시 5천 원 할인 쿠폰을 주는 등 이벤트도 하고 있었다. 

 

직접적인 지불이나 창출 외에 '잠식' 파트에서 개선해볼 법한 요소는 바로 '관세청에서 개인통관고유번호 받기'라고 생각한다.
  • 물론 고유번호를 기입하지 않아도 구매는 가능하지만, 관세사무소에서 별도로 연락을 취하고 유저는 무작정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유저 입장에서는 더 번거로울 수 있다.
  • 고유번호 발급 자체를 쿠팡이 대신한다거나, 고유번호 기입을 생략하는 방법은 어려울 것 같다. 왜냐하면 쿠팡이 대신하기 위해서 법적인 절차를 대신 밟아야 하는 등 쿠팡의 리소스가 매우 많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 그렇다면 무엇을 개선하면 좋을까?
바로 '개인통관고유번호가 무엇이고, 왜 필요하고, 어떻게 받으면 되는지'에 대한 간략한 안내를 추가하기다.

현재 로켓 직구 주문/결제 페이지. 별도의 상세 안내는 없다.

 

 

아래는 구체적인 구현 예시이다.
  • '해외배송상품 추가 정보' 밑에 물음표 아이콘을 추가하여, 아이콘에 mouse hover 하면 개인통관고유부호가 무엇이고, 이게 왜 필요한지 간략하게 한두 줄로 안내
  • 개인통관고유부호 input필드 아래에 '발급을 받았는데 까먹었어요' / '새로 발급받아야 해요'와 같이 두 가지 경우의 수에 대해 바로가기 링크 버튼 추가 (새창열림 필수)
  • 개인통관고유부호를 기입할 경우, 필드 아래 "다음에도 이 정보를 기억합니다."  체크박스가 나타남. 기본적으로 체크가 되어있는 형태로 저장. 다음 결제 때는 따로 개인통관고유부호를 기입하지 않아도 되게끔 진행

 


 

4. 결론: 조금만 친절해져 보는 건 어떨까?

개인통관고유부호는 한 번만 발급받으면 계속 사용할 수 있고, 한번 기록이 되면 별도로 조회할 일도 별로 없다. 다만 아예 처음인 사람에게는 '이런 게 필요하나..? 그냥 들어가서 사면 되는 줄 알았는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쇼핑을 포기하게 될 수 있다.

이는 실제 경험으로, 50대 후반이신 나의 아버지는 "그거 뭐 입력하라고 하던데 뭔 소린지 모르겠더라고. 대신 좀 사주라~"라고 말씀하셨었었다. 즉, 구매를 포기하셨다. 평소에 쿠팡을 매우 애용하시지만, 직구만큼은 잘 못하겠다고 하셔서 대신 결제해드린 기억이 난다. 그렇지만 위 개선사항처럼 개인통관고유부호가 뭔지, 어디서 발급이 가능한지를 간략하게 안내해주면 적어도 다른 직구 사이트와 비교했을 때 고객이 이탈하지 않을 확률이 높아진다고 생각한다.